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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다음에 읽을 프랑수아즈 사강 대표작 7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고 나면 이상하게 사강의 다른 소설이 궁금해진다.폴과 로제, 시몽의 관계가 특별해서만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외롭고,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면서도 마음 한쪽이 비어 있는 사람들. 사강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기울였다가 다시 멀어지는 아주 작은 순간을 바라보게 된다.그렇게 사강의 소설을 한 권 읽고 나면 비슷한 감정을 가진 다른 인물들을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다음에는어떤 책을 읽을까?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 가운데 지금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일곱 권을 골랐다. 사강은 사랑보다흔들리는 마음을 쓴 작가 열여덟 살에 시작된 사강의 세계프랑수아즈 사강은 1954년 『슬픔이여 안녕』으로 프랑스 문단에 등장했다. 당..

앙가주망 문학이란? 사르트르와 카뮈로 쉽게 이해하는 참여문학의 의미

전쟁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이유 없이 감옥에 갇히고, 누군가는 자신의 출신이나 생각 때문에 박해받는 시대가 있다고 해보자.그런 시대에도 소설가는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만 글을 쓸 수 있을까?물론 가능하다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선택이 정말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20세기 중반 프랑스의 작가들에게 이 질문은 단순한 문학 이론이 아니었다. 그들은 실제로 전쟁과 독일군의 점령을 겪었고, 검열과 저항, 협력과 침묵이 한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지 지켜보았다.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프랑스 문학에서 중요한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에 대해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이 질문과 함께 등장한 단어가 ‘앙가주망(engagement)’이었다. ..

줄거리 없는 소설, 에두아르 르베의 『자화상』 리뷰와 해석

보통 책을 펼치면 어떤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누군가 등장하고,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이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적어도 소설을 읽는 동안에는 앞에서 벌어진 일이 뒤의 일을 이해하는 이유가 되어준다. 하지만 에두아르 르베의 『자화상』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 사람이 자신에 관해 말하는 소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여행과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의 외모와 가족, 우정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관한 문장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한 사람을 설명하려면반드시 그의 인생 이야기를들려줘야 할까? 사진을 찍던 사람,문장으로 자신을 찍기 시작했다에두아르 르베는 1965년 프랑스 뇌이쉬르센에서 태어난 작가이자 사진가, 예..

부담 없이 시작하는 짧은 프랑스 문학 10편 (200쪽 안팎)

프랑스 고전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방대한 양의 두꺼운 책이 떠오를지 모른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제목만으로도 상당한 독서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작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이미지가 프랑스 문학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가도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몰라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래 남은 이야기가 반드시 긴 이야기는 아니다.백여 쪽 남짓한 소설 안에서도 사랑과 욕망, 자유와 죄책감, 사회와 개인,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충분히 만날 수 있다. 고전의 무게는책의 두께와비례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국내에서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프랑스 고전 가운데 대표적인 한국어 판본을..

2026 프랑스 문학의 새로운 흐름, Romanesque

프랑스 출판계에는 매년 가을 특별한 신간 시즌이 있다. 여름 휴가가 끝나는 8월 말부터 10월 사이, 수백 권의 소설이 집중적으로 출간되는 렁트레 리테레르(rentrée littéraire)다.직역하면 ‘문학의 새 학기’ 정도의 뜻이다. 프랑스에서 9월은 학교와 직장이 다시 시작되는 시기인데, 출판계 역시 이때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 서점에는 신작 소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공쿠르상과 르노도상 같은 주요 문학상의 경쟁도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26년 렁트레 리테레르에는 모두 461편의 소설이 출간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눈여겨볼 것은 단순히 책의 숫자가 아니다.어떤 이야기가 많아졌는지를 들여다보면, 최근 프랑스 문학에서 나타나는 작은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카뮈의 『이방인』 원문과 번역본은 어떻게 다를까?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오늘 엄마가 죽었다.오늘, 엄마가 죽었다. 모두 한 남자가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는 문장,뜻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문장들이다. 그런데 세 문장을 차례로 읽으면 조금씩 다른 사람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사람과 '엄마가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같은 목소리처럼 들리지 않는다.여기에 '오늘' 뒤에 쉼표 하나를 넣는 것만으로도 문장의 호흡이 달라진다.그리고 이 작은 차이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생각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뫼르소를 처음 만나는 순간은 이 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어려운 첫 문장『이방인』의 프랑스어 원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Aujourd’hui, maman est morte.Ou peut-être hier, je ne..

파리의 문학 카페 여행, 생제르맹 데 프레에서 만나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파리 6구의 생제르맹 데 프레 교회 앞에는 유난히 많은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길 건너편 카페의 사진을 찍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짙은 초록색 차양과 붉은 글씨가 인상적인 레 되 마고가 있다. 여기에서 생제르맹 대로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또 하나의 유명한 카페, 카페 드 플로르가 나타난다.두 카페는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있다. 그러나 그 짧은 거리 안에서 우리는 프랑스 문학과 철학이 겹겹이 쌓여 있는 그들만의 문화를 볼 수 있다. 프랑스 문학 매니아가 아니라도 카페 드 플로르와 레 되 마고는 파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테라스에는 커피와 크루아상을 앞에 둔 여행객들이 앉아 있고, 카페 앞에서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린다.하지만 한때 이곳의 테이블은 ..

2026 공쿠르상 후보작 16권 공개, 올해 프랑스 문학의 키워드는?

2026년 9월 2일, 아카데미 공쿠르는 제124회 공쿠르상을 놓고 경쟁할 16편의 소설을 발표했다.지난해 수상자인 로랑 모비니에(Laurent Mauvignier)의 『La Maison vide』를 뒤이을 작품을 찾는 첫 번째 과정이다. 16권은 10월 6일 8권으로 줄어들고, 10월 27일에는 최종 후보 4권만 남는다. 수상작은 11월 3일 파리의 레스토랑 드루앙(Drouant)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아직 어느 작품이 마지막까지 남을지를 예상하기에는 조금 이르다.대신 열여섯 권을 한자리에 펼쳐놓으면 지금 프랑스 문학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2026 공쿠르상 첫 번째 후보 16권올해 공쿠르상의 첫 번째 후보 명단에 오른 작품은 다음과 같다.보리스 베르그만, 『미노타우로스』 — Bori..

프랑스 포켓북 문화, 폴리오(Folio)와 주머니 책(Le Livre de Poche)

프랑스 서점에는 우리에게는 없는 문화가 있다. 작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과 시간을 들여 사유와 곱씹으며 읽어야 하는 책을 구분하고 있다.하나는 주머니 책(Le Livre de Poche)이라고 부르고, 하나는 폴리오(Folio)라고 부른다.둘 다 포켓북처럼 보이는 책에는 카뮈와 사르트르, 콜레트와 모파상 같은 프랑스 작가뿐 아니라 도스토옙스키, 헤밍웨이, 카프카처럼 서로 다른 언어로 작품을 쓴 작가들까지 이 작고 가벼운 책 안에 함께 들어 있다. 무엇이 다를까? 먼저 이름에서 생기는 혼동부터 풀어야 한다. 프랑스어 livre de poche는 작은 판형으로 만들어진 포켓북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표현이다.그러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쓴 Le Livre de Poche는 1953년에 출범한 특정 출판사 이..

프랑스 문학은 왜 재판을 좋아할까? 『마담 보바리』에서 『이방인』까지

프랑스 문학에서 재판하는 장면이 유독 자주 등장한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법정이란 어떤 곳일까? 한 인간의 욕망과 감정, 삶의 태도까지 함께 심판받는 장소이기도 하다.이번에는 『마담 보바리』를 둘러싼 플로베르의 실제 재판에서 시작해, 『악의 꽃』과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를 거쳐 『이방인』 속 뫼르소의 재판까지 살펴본다.프랑스 문학이 법정을 어떻게 사회적 도덕과 권력, 인간에 대한 판단을 드러내는 무대로 활용했는지 알아보자. 문학은 판결을 유보한다. 『마담 보바리』는 왜 법정에 섰을까?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는 1856년 잡지 《르뷔 드 파리》에 연재되었다.소설은 지방 의사의 아내 엠마 보바리가 결혼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낭만적인 사랑과 화려한 삶을 꿈꾸다가 불륜과 빚 속에서 몰락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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