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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74

유전비평, 작가의 머릿속을 복원한다는 말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우리는 왜 삭제된 작가들의 문장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삭제된 문장과 초고는 작가의 내면을 보여준다는 믿음은 유전비평이라는 새로운 문학 연구 방식을 만들어 냈고, 아방텍스트, 초고, 편지, 수정 흔적을 통해 창작의 경로를 재구성했다.그렇다면 실제로 작가의 머릿속을 복원할 수 있을까? 유전 비평에 대한 매력과 위험성에 대해서 정리했다. 우리는 흔히 문학 작품은 완성된 하나의 완벽한 작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문장은 어떻게 쓰여졌을까? 작가는 이 단어를 어떻게 고르게 됐을까? 편집되거나 지워진 문장은 없을까? 같은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이런 호기심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물음표이기도 하다. 우리는 완성된 작품을 마치 처음부터 그 형태로 존재했던 것처럼 읽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어떤 글도 그렇게..

BlOG 07:51:57

디지털로 되살아난 프루스트의 작업실 (feat. 프루스트 편지 프로젝트, corr-proust)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소설을 어디에서 썼을까? 놀랍게도 답은 그가 남긴 수천편의 편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프루스트 편지 프로젝트라고 하는 아카이브를 통해서 그의 창작 과정을 파헤친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수 천편의 편지를 남겼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작가의 사생활에 관한 내용일 거라 짐작한다. 병약했던 한 남자가 코르크로 방음 처리된 방 안에서 썼던 수많은 편지들에서 당시 프랑스 사교계의 가십, 건강 걱정, 그리고 가끔은 신경질적인 하소연도 들어 있을 거라 믿는다.그런데 만약 그 편지들이 단순한 19세기 프랑스 사회적 가십거리에서 끝나지 않는다면 어떨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불후의 대작을 만들어낸 창작 기계의 부품이었다면 어떨까?이것이 바로 프랑스-미국 공동 ..

BlOG 2026.04.01

작가들은 왜 문장을 썼다가 지웠다를 반복할까? (feat. 프랑스 유전비평)

작가는 작품을 쓸 때, 어떤 생각을 할까?힘들여 쓴 자신의 문장들을 지워버리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는 걸까?프랑스 유전비평을 통해 삭제된 문장 속에 숨겨진 금기, 자기검열, 편집의 정치학을 가늠할 수 있다. 완성본 뒤에 남겨진 지워진 흔적이 작품의 윤리를 드러내는 과정을 정리했다. 소설 한 권을 읽을 때 우리는 보통 작가가 책상 앞에 앉아, 감정과 영감이 흐르는 대로 문장을 써 내려갔다고 생각하기 쉽다.하지만 그들의 삶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쓰여진 글보다 지워진 글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된다. 지워진 단어 위에 덧쓴 단어, 옆으로 밀려난 문장, 여백에 끼워 넣은 문단, 그리고 때로는 통째로 사라진 장면의 흔적까지, 점선, 공백, 여기는 삭제 같은 표식을 거쳐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프랑스 문학 ..

BlOG 2026.03.31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게 된 이유, 그리고 대신 읽기 시작한 책들

수백 권의 자기 계발서가 알려주지 않은 진짜 변화는, 더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아는 것을 실행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왜 더 이상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을까?과거 서점의 자기 계발 자기 계발 코너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너 중 하나였다. 습관, 생산성, 마인드셋, 루틴까지 사람들은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해서 책을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조언조차 듣지 않게 되었다. 그들의 책장에는 이미 한 두 권의 자기 계발서는 꽂혀 있었고, 책 몇 권으로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미디엄에서 흥미로운 글이 눈에 들어왔다.내가 자기 계발서 읽기를 그만둔 이유와 대신 읽은 책들Why I Stopped Reading Self-Help Books, And Wh..

BlOG 2026.03.30

명작이 완성되는 과정, 아방텍스트와 유전비평으로 읽는 좋은 문장의 탄생

완성본 작품만을 읽는 독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방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방법 중에 최근 프랑스에서는 초고, 메모, 교정지, 편지 같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흔적을 읽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1960년대 후반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원고 수집과 연구 환경 속에서 제도화되었고, 국가적 지원을 받으면서 확장되었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사, TEI 인코딩, 플랫폼 기반 편집, 대규모 디지털 컬렉션 분석과 같은 기술이 결합하면서, 좋은 문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더 정밀하게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좋은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한다. 내가 사랑하는 문장은어떻게 쓰였을까? 더 솔직히, 나도 저렇게 쓰고 싶은데,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

BlOG 2026.03.29

아방텍스트로 알아보는 작품 창작 과정 (feat. 플로베르의 초고, 프루스트의 편지)

작가는 어떻게 글을 쓸까?그들이 남긴 초고와 메모, 그리고 수정의 흔적은 무엇을 말해 주고 있을까? 프랑스 문학 연구자들은 이러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아방텍스트(avant-texte)라는 독자적인 개념으로 답해 왔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파리의 연구소와 그르노블의 디지털 아카이브에서는 플로베르의 손으로 쓴 시나리오와 프루스트의 편지 2만 통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아방텍스트는 끊임없는 수정을 거친 초고와 퇴고 과정을 거쳐 완성된 문학 작품 텍스트가 어떻게 작성되었는지를 따라가는 문학 비평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완성된 작품을 창작하는 동안의 모든 흔적들 기반으로 문학 작품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러한 분석이 가능한 이유는 프랑스 일부 고전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 창..

BlOG 2026.03.26

아방텍스트란? 완성된 작품 이전을 탐험하는 과정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설을 완성본으로 읽는다.그리고 작가의 최초 의도가 어땠건 상관없이 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만난다.하지만 작가에게 소설은 지우고 다시 쓰는 흔적의 더미에서 태어난다. 어떤 문장은 수십 번 고쳐지고, 어떤 챕터는 통째로 사라지고, 어떤 인물은 전혀 다른 이름으로 시작한다.그렇다면 완성된 세계 이전은 무엇이 있을까?프랑스의 문학 연구자들은 이 질문을 학문으로 만들었다. 아방텍스트(avant-texte)이다.이번 글에서는 아방텍스트의 개념부터 작품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작품 감상과 비평에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아방텍스트(avant-texte)란?아방(avant)은 프랑스어로 이전을 뜻한다. 아방텍스트, 말 그대로 텍스트 이전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개념은 초고..

BlOG 2026.03.25

르몽드(Le Monde) 선정, 20세기 최고의 프랑스 문학 100

1999년 르몽드와 프랑스 최대 서점 프낙(Fnac)은 함께 '20 세기의 최고의 책 100'을 선정했다.17,000명의 일반인 투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목록을 만들고, 르몽드 기자들과 서점 관계자들이 참여해서 최종적으로 리스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20년도 전에 만들어진 이 리스트는 지금까지도 많은 프랑스 현지 독자들에게 자주 언급되는 추천 독서 리스트이기도 하다.이번에는 그 리스트에 오른 작품들을 정리했다.※ 출저 : Les cent livres du siècle) 1이방인L'Étranger알베르 카뮈 · Albert Camus1942 실존주의 소설부조리 속 인간 존재를 탐구한 실존주의 대표작블로그 리뷰국내 번역2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마르셀 프루스트 ..

BlOG 2026.03.19

문학을 읽어야 하는 3가지 이유 (feat. 독서의 효과)

솔직히 털어놓는다.문학은 가난하다.문학을 쓰는 사람도 가난하고,문학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당장 돈을 벌어주지 않는다. 문학은 취업에 직결되는 스펙도 아니고, 읽고 나서 내일 당장 삶이 달라지지도 않는다.그럼에도 이상하게, 오래 읽은 사람이 있다.직장에서 관계를 덜 망치고, 판단을 덜 서두르고, 복잡한 상황에서 덜 흔들리는 사람. 그게 문학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연결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문학은 생각을 정교하게 만든다.'책을 읽으면 생각이 깊어진다'는 말은 흔히 한다.하지만 소설 몇 편 읽었다고 생각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지거나, 깊이가 깊어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드물다.문학이 주는 변화는 사실 깊이보다 정밀도에 가깝다. 깊이가 아래로 내려가는 감각이라면, 정밀도는 같은 것을 더 ..

BlOG 2026.03.17

데카당스가 지금 다시 주목 받는 이유

데카당스는 너무 퇴폐적이지 않나요?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데카당스를 퇴폐 문화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최근 데카당스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그리고 그 퇴폐미라고 하는 것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알림이 쏟아지는데 공허하고, 콘텐츠를 계속 소비하는데 즐거움은 금방 사라지고, 하루를 꽉 채워 보냈음에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조차 남지 않는 허무함.이러한 허무함도 데카당스의 일부이다. 데카당스, 퇴폐주의란? 1분 요약부터 정의, 특징, 대표 작품까지데카당스, 퇴폐주의는 19세기말 프랑스에서 탄생한 세기말 미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타락의 예술로 오해받았지만, 허무·관능·인공의 취향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면에서 의suis-libris.tistory.com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생..

BlOG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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