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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독후감/문학

손턴 와일더의 퓰리처상 수상작,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리뷰

by suis libris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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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인간의 삶과 우연, 그리고 신의 의지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독창적이고 심오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1927년에 출판된 이 소설은 손턴 와일더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그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소설은 특히 인간 존재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로 하여금 삶과 죽음, 인연과 운명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손턴 와일더의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소설은 1714년 7월 20일, 페루에서 일어난 한 다리의 갑작스러운 붕괴 사건에서 시작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다리를 건너던 다섯 명의 사람이 죽게 되고, 한 프란시스코 수도사는 이 비극적인 사건 뒤에 숨겨진 신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들의 삶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이 다섯 인물의 삶을 통해 인간성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함과 동시에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직면하는 보편적인 질문들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소설은 다섯 개의 다른 이야기로 나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다리 붕괴 사건에 이르기까지의 인물들의 삶을 다룬다. 손턴 와일더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인간 삶의 우연성과 필연성 사이의 긴장을 탐구하며, 사랑, 우정, 배신, 소외 같은 주제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페루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

 

The Bridge of San Luis Rey by Thornton Wilder
The Bridge of San Luis Rey by Thornton Wilder

 

1714년 7월 20일 금요일 정오, 페루의 리마와 쿠스코 사이 도로에서 일어난 가공의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잉카가 세운 지 100년이 된 밧줄 다리가 무너지면서 다리를 건너던 다섯 사람이 강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하게 된다. 이 사건을 목격한 프란치스코회 수사 주니퍼는 사망한 다섯 사람의 인생이 신의 계획의 일부라는 실증적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그들을 알고 있던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6년 동안 그는 수집한 증거를 모아 방대한 책을 만들어 출판하게 된다.

다리 붕괴 사건의 희생자 중 한 명인 부유한 상인의 도냐 마리아, 마르케사 데 몬테마요르는 정략결혼을 한 인물이다. 그녀는 강제로 결혼을 한 후 딸 클라라를 낳는다. 클라라는 어머니에 대해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스페인인과 결혼하여 이주하게 된다. 마르케사는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스페인을 방문하지만 실패하고, 두 사람은 편지로만 소통하고 있다.

산타 마리아 로사 데 라스 로사스 수녀원에서 유기된 쌍둥이 형제, 에스테반과 마누엘은 수녀원의 수녀장, 마드레 마리아 델 필라르의 애정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녀의 영향으로 성인이 된 후에는 필사자가 되기로 결정하게 된다. 형제는 매우 가깝지만 마누엘의 사랑과 배신으로 인해 그들의 관계는 틀어지게 된다.

피오 삼촌은 카밀라 페리콜레의 신임을 얻어 그녀의 비서 역할을 하며 그녀를 보호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카밀라가 나이가 들면서 연극계 생활을 정리하게로 결정하고, 피오 삼촌과의 관계마저 끊어 버리기로 결정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카밀라는 천연두에 걸리게 되고, 그 결과 얼굴에 흉터가 생기게 된다. 흉터로 그녀는 자신감을 잃고 고립된 삶을 살아간다.

수사 주니퍼는 다리 붕괴 사건에 대해 여섯 해 동안 연구하며 책을 쓰지만, 그의 연구 결과는 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되고 공개적으로 불태워지게 된다. 또한 사고 당일의 장례식과 그로 인한 여러 인물들의 변화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에 클라라가 끼어 있다. 그녀는 사고로 사망한 어머니에 대해 알고 싶어 수녀원을 방문하게 되는데, 소설은 "살아 있는 자의 땅과 죽은 자의 땅이 있고, 그 사이의 다리는 사랑이다"라는 수녀장의 말로 끝맺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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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의도와 인간 운명에 대한 탐구

 

DVD,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2004년
DVD,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2004년

 

작품은  인간 삶의 우연성과 필연성, 사랑에 대한 테마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신의 의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질문은 작품 전반에 걸쳐 깊이 있는 사색과 통찰을 제공하기도 한다.

소설의 가장 중심이 되는 테마 중 하나는 인간 삶의 우연성과 필연성에 있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가 무너지는 사건은 완전히 우연한 사건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삶이 서로 얽히고, 그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과정을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손턴 와일더는 이를 통해 우리 삶에서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이 실제로는 더 큰 의미나 목적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 속 우연한 사건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함과 동시에 그 속에서 숨겨진 연결고리나 의미를 찾도록 유도한다.

사랑은 소설에서 가장 강력하게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이다. 손턴 와일더는 가족 사이의 사랑, 우정, 멘토와 제자 사이의 애정,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랑의 표현은 인물들이 겪는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랑은 소설에서 인간 삶의 근본적인 추동력으로, 인간이 직면하는 고통과 고난에 대한 대응 방식을 제시한다.

주니퍼의 조사는 신의 의도와 인간 운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다리가 무너진 이유와 그로 인해 죽은 사람들의 삶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비극과 고통이 어떠한 더 큰 계획의 일부인지, 아니면 단순히 우연의 산물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소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공하기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우주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탐색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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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층적인 구조와 서사

 

Thornton Wilder
손턴 와일더

 

손턴 와일더는 작품에서 각각 다른 배경과 인생 이야기를 가진 다섯 명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구조화된 다층적인 서사를 창조했다. 이러한 구조는 독자로 하여금 각 인물의 개별적인 경험을 통해 각 인물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삶과 사건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집중해서 묘사하고, 우연과 필연, 개인과 우주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는 복잡한 서사망에 집중하게 만든다.

또한, 소설은 인간 삶의 우연성과 필연성, 사랑과 소외, 죽음과 영속성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의 결과를 제시한다. 손턴 와일더는 인물들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질문들을 제기하는 동시에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존재에 대해 성찰하도록 유도한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문학적 혁신으로도 평가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손턴 와일더의 독특한 서술 방식과 구조는 당시의 문학계에 새로운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옴니버스식의 서술 방식은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할 정도로 이후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소설의 형식적 실험과 주제의 처리는 20세기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로 이 소설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품은 인간 운명과 신의 의도 사이의 관계를 탐구함으로써, 당대의 종교적, 철학적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제공하고 있다. 수사 주니퍼의 연구와 그에 대한 결말은 우리 삶의 사건들이 우연의 산물인지, 아니면 신의 더 큰 계획의 일부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이러한 탐색은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인간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으려는 보편적인 추구와 관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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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퓰리처상 수상작

 

손턴 와일더의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1928년 퓰리처상을 수상할 정도로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은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문학적 혁신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간 삶의 우연성과 필연성, 사랑의 본질, 그리고 신의 의도에 대한 질문을 통해, 존재의 근본적인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주제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인간이 겪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섬세하고도 힘 있게 담아내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우리 각자의 삶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들이 어떻게 우리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손턴 와일더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연대감이 인간 삶의 고난을 극복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그의 메시지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변치 않는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출간된 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작품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시간을 초월한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고, 우리 각자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손턴 와일더의 섬세한 문체와 깊은 통찰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 삶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새롭게 발견하게 하고, 작품을 읽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인간적 경험이 만든다. 작품이 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기억되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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