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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독후감/에세이21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폴 너스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리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생명이란 무엇일까요? 이 복잡한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는 여정으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폴 너스는 그의 저서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생명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은 생명과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의 창을 열어준다. 폴 너스는 과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로, 그의 연구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기본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유전학자이자 세포학자이다. 그의 업적은 생명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하였을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해 그 지식을 대중과 공유하고하고 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생명을 정의하는 다섯 가지 큰 아이디어 - 셀, 유전, 진화.. 2024. 4. 1.
진화 생물학의 고전, 《이기적인 유전자》 리뷰 1976년 출간된 《이기적인 유전자》는 진화 생물하 분야에서는 이미 고전의 위치에 오른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재정립하는 혁신적인 작업의 완성본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은 과학계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생물학적 진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그의 이론은 유전자의 관점에서 진화 과정을 해석했다. 이러한 관점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철학, 심리학, 그리고 사회과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킨스는 유전자를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기본 단위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유전자가 자신의 복제본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도킨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관.. 2024. 3. 31.
과학 에세이,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뷰 종종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자 할 때 과학에 의지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할 때 문학에 의지한다. 하지만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 두 영역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몇 안 되는 에세이이다. 이 책은 독특하고 매혹적인 방식으로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과학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자서전도 아니다. 이것은 손실, 사랑, 인생의 숨겨진 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구하는 여정처럼 느껴진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 중 한 명이었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비극,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모험을 그려내고 있다. 밀러는 조던의 생애를 따라가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 2024. 3. 29.
에세이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리뷰 박물관 경비원으로 보낸 10년 동안의 실제 일상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책《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의 평범한 일상으로 책을 시작한다. 갤러리의 외관부터 방문객의 모습, 그리고 그들과의 상호 작용까지. 예술 작품과 박물관 환경이 경비원의 관점을 심오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주인공이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겪게 되는 경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예술과 삶에 대한 통찰력 있는 성찰은 이 책이 개인의 스토리텔링과 사회와 개인의 삶에서 예술의 역할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혼합하는 풍부한 계층의 내러티브를 제공한다. 에세이는 예술에 대한 관조적인 탐구, 개인적인 상실, 평범해 보이는 삶의 측면에서 의미 추구하려 노력하낟.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박물관 경비원으로 일.. 2024. 2. 3.
요제프 괴벨스의 개인 비서, 브룬힐데 폼젤의 '어느 독일인의 삶' 리뷰 홀로코스트 시대, 나치의 나팔수 노릇을 한 요제프 괴벨스의 속기사 겸 개인 비서로 일했던 여인의 삶은 어떠했을까? 가장 끔찍했던 시대를 가장 화려했던 시대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마치 선택받은 이들처럼 정부로부터 받는 특혜를 누리며 정권의 말단 직원이었던 시절을 추억할지도 모른다. 《어느 독일인의 삶Ein deutsches Leben》은 괴벨스의 개인 비로 근무했던 브룬힐데 폼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쓰인 책이다. 2016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뒤에 책으로 발간된 책으로 105세였던 브룬힐데 폼셀의 삶을 재조명한다. 책은 그녀가 겪었던 1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나치 정권이 막을 내린 1945년 8월 수용소 수감, 1950년 수용소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오기까지를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정치에는 관심이 .. 2021. 8. 30.
박완서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리뷰 한때 작가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줄 알았다. 마치 화면 속 연예인을 보듯이 작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아주 잠깐, 글을 쓰는 작가가 나의 이상형 대열에 들기도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눈과 삶을 대하는 깊이는 이과와 공대를 나온 이를 충분히 매료시키고도 남았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작가도 연예인도, 평생을 바쳐도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위치에 있는 이들의 삶도 나름 소박하고, 애환이 있고, 삶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 근현대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작가, 박완서 작가의 삶은 소박하기만 했다. 마흔이 되어서야 잡지사 (여성동아) 를 통해서 등단한 박완서 작가는 일찍이 여성으로 세상을 대하는 주체적인 작품을 다수 펴냈다. 이미 10년 전.. 2021. 4. 15.
[추천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리뷰 글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는 말이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 글에 진심을 담기 위해서는 화려한 문채나 수준 높은 필력이 굳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든 앞에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라는 부제처럼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에는 순천 소녀시대 할머님들의 이야기기 책 속에 담겨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서 익숙한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 20세기 대한민국 여성으로서의 아픔, 가난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불편한, 글을 모르기 때문에 느껴야 했던 소외감과 수치심, 그래서 너무나도 소중한 글공부와 그림 공부가 책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책에는 총 20분의 할머님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권정자, 김덕례, 김명남, 김영분, 김유례, 김정자, 라양임, 배연자.. 2021. 3. 12.
김겨울님의 에세이 '책의 말들' 리뷰 언젠가 책을 읽으면서 책과 함께 했던 순간들과 추억들과 생각들을 글로 엮어낸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권 쯤은 소장하고 싶은 그런 책. 이런 마음이 있었기에, 읽다가 멋대로 남깁니다나 ㅇㅁㅌ ㄷㅅ 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담긴 형식으로 책에 대한 나만의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요즘 같은 시대에 책에 대한 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실은 글을 어디에 쓰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읽다가 남기는 일은 잠시 멈추었다. 책에 대한 얘기가 재미가 없고,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북튜버이자 진성 책덕후(?) 김겨울님의 《책의 말들》을 보고 무참히 깨졌다. 책을 읽고 사유하는 일에도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과 그 추.. 2021. 3. 10.
나해석님의 에세이 '꽃의 파리행' 리뷰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도시, 프랑스 파리. 100년 전 파리의 모습은 어땠을까? 100년 전 파리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의 사진을 보면 사진 속 에펠탑의 전경은 지금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놀란다. 어릴 적 살던 동네는 몰라보게 바뀌었고, 추억 속 장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세상에서 유일하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도시가 있다면 그곳은 왠지 파리가 될 것 같다. 파리에 관한 책들은 수없이 많다. 파리를 여행한 책이라면 더욱 다양하다. 파리는 그 역사만큼이나 방대하고 다양한 문헌이 존재할만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중에 100년 전 여성의 신분으로 파리를 다녀온 여행기가 있다면 어떨까? 일제 강점기에 어느 것 하나 자유롭지 못한 시대에 한 여성 화가.. 2021. 2. 22.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리뷰 책을 읽은 후에 나름 눈으로 먹고 속으로 씹고 삼킨 감상들을 뱉어내고 싶은 책이 있다면 반대로 글들을 조용히 체화하고픈 책이 있다. 어쩌면 체화해야 하는 책이 있을지도 모른다.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로 더 잘 알려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단순히 책이 역사적 오점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말을 잊지 못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한참을 읽어 내려가다가도 앞 장으로 돌아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광범위한 배경지식을 요하는 문장들로 도배되었기 때문도 아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기억해야 하는 아픔을 말하고 있기 때문도 아니고, 유대인 학살자를 유대인의 법정에 세움으로써 정의를 실현하고 싶었던 2년간의 행적이 충분히 만족할 만큼 폭넓게 논의되고 인류가 고심해 봐야.. 2020. 12. 22.
[책리뷰] 과학 에세이 '칼 세이건의 말' 리뷰 열 살이 되도록 산타가 실존한다고 믿고 있는 순수 ‘소년은 산타는 없다’는 주변 친구들의 말에도 자신만의 주장을 이어나가기 위해 증거와 논리적 근거를 수집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명백하지는 않지만 여러 정황적 증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논리를 이어갔다. 이를 옆에서 보고 있던 소년의 엄마는 아들이 굳게 믿고 있는 산타의 존재가 모두 자신들의 순수한 마음에서 만들어낸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기가 두려웠던 것일까? 아들의 희망을 꺾고 싶지 않아 이어온 자신들의 거짓말 때문에 덜컥 겁이 났던 게 틀림없다. 아니면 진짜로 산타가 나타나 주기를 바랐을지도. 이야기를 듣고 열 살 소년의 논리적 사고 능력이 제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산타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내고 싶은 그의 노력은 상상.. 2020. 12. 11.
[책리뷰] 토드 메이의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 리뷰 누구나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진리를 실천하면서, 닮고 싶은 위인이나 멘토의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혹은 가까운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배웠던 교육에 맞춰 살아간다. 더 나은 사람이란 어떤 모습일까? 조금 더 괜찮은 삶이란 어떤 삶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명확하지도 않은, 그렇다고 어떤 종류의 답을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막막하기 짝이 없는 질문을 받는다. 특히 환경이나, 질병, 난민, 인권과 같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는 더욱 도전적으로 묻는다. 답을 내놓으라고. 도덕적 생활의 한 가지 방식으로 ‘품위decency’라는 말을 사용했다. 내가 말한 품위는 의무, 옳음, 공리, 선과 같은 도덕철학의 전통적 개념들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대부분의 사.. 2020.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