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리뷰
글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는 말이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 글에 진심을 담기 위해서는 화려한 문채나 수준 높은 필력이 굳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든 앞에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라는 부제처럼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에는 순천 소녀시대 할머님들의 이야기기 책 속에 담겨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서 익숙한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 20세기 대한민국 여성으로서의 아픔, 가난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불편한, 글을 모르기 때문에 느껴야 했던 소외감과 수치심, 그래서 너무나도 소중한 글공부와 그림 공부가 책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책에는 총 20분의 할머님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권정자, 김덕례, 김명남, 김영분, 김유례, 김정자, 라양임, 배연자..
2021. 3. 12.
'커밍 업 쇼트' 책리뷰, 불확실한 시대 성인이 되지 못하는 청년들 이야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만 18세가 되고,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고, 독립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언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거나,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경제적/사회적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면, 혹은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지만 스스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느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쏠림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그 결과 소외 계층이 생기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더 나아가 기본적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생활조차 누리지 못하는 불평등을 낳는다. 이런 사회 구조적 결함(?..
2021.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