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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36

부활절과 잘 어울리는 고전, 그레이엄 그린의 《권력과 영광》 리뷰 그레이엄 그린의 《권력과 영광》은 20세기 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1940년에 처음 출판되어, 멕시코에서 종교적 박해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취약성과 영웅주의, 그리고 구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레이엄 그린은 이 소설을 통해 인간 본성의 모순과 신앙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소설 속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도덕적 선택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그레이엄 그린은 1904년 영국에서 태어나, 여러 장르에 걸쳐 50여 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종교, 도덕성, 인간 내면의 갈등과 같은 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스파이 소설과 같은 대중적 장르를 통해 널리 사랑받.. 2024. 3. 31.
진화 생물학의 고전, 《이기적인 유전자》 리뷰 1976년 출간된 《이기적인 유전자》는 진화 생물하 분야에서는 이미 고전의 위치에 오른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재정립하는 혁신적인 작업의 완성본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은 과학계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생물학적 진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그의 이론은 유전자의 관점에서 진화 과정을 해석했다. 이러한 관점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철학, 심리학, 그리고 사회과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킨스는 유전자를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기본 단위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유전자가 자신의 복제본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도킨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관.. 2024. 3. 31.
[고전소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리뷰 19세기말,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은 엄격한 도덕규범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그의 대표작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작품은 아름다움과 청춘에 대한 집착, 그리고 그로 인해 파멸에 이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문학, 예술,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단순한 고딕 소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소설은 예술과 윤리, 표면과 내면, 그리고 인간 내면의 어두운 욕망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오스카 와일드의 예리한 통찰력과 뛰어난 문체는 이 작품을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서, 독.. 2024. 2. 1.
[공쿠르수상작] 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 《인간의 가장 은밀한 기억》 리뷰 T.C.라는 신비한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의 소설 《La plus secrète mémoire des hommes, 인간의 가장 은밀한 기억》은 난해한 서술 구조와 심오한 주제로 큰 주목을 받아온 프랑스 현대 소설이다. 2021년 공쿠르 수상작으로 현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었던 소설이다. 특히 미인간성의 미로라는 소설의 주제는 너무 지나치게 폭넓은 주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아프리카 청년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처음에는 스타일이 다소 무거워서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궁극적으로 성찰, 신비주의, 역사 및 다양한 인물로 가득 찬 시대와 대륙을 가로지르는 이야기의 여정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소설은 짧은 이야기가 .. 2024. 1. 17.
[공쿠르상수상작] 브리지트 지로의 《Vivre Vite》 리뷰 2022년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학상인 공쿠르상Prix Goncourt 120년 역사상 13번째로 여성 작가인 프랑스 작가 브리지트 지로Brigitte Giraud가 《Vivre Vite》으로 수상했다. 번역하면 빠르게 지나가는 인생(?) 정도가 될 것 같은데, 극히 개인적이지만 사랑하는 누군가의 상실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책은 작가의 인생을 변화시킨 경험에 대한 강력하고 감동적인 성찰로 시작한다. 1999년 6월 22일 남편의 목숨을 앗아간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그녀의 삶에 급격하고 강렬한 변화에서 고민은 시작된다. 작가는 남편의 장례식 이후의 이사 과정과 그 여파를 처리하는 과정을 글로 남겼다. 마치 드라마틱한 상승과 하락이 있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이 널뛰며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2023. 12. 18.
요제프 괴벨스의 개인 비서, 브룬힐데 폼젤의 '어느 독일인의 삶' 리뷰 홀로코스트 시대, 나치의 나팔수 노릇을 한 요제프 괴벨스의 속기사 겸 개인 비서로 일했던 여인의 삶은 어떠했을까? 가장 끔찍했던 시대를 가장 화려했던 시대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마치 선택받은 이들처럼 정부로부터 받는 특혜를 누리며 정권의 말단 직원이었던 시절을 추억할지도 모른다. 《어느 독일인의 삶Ein deutsches Leben》은 괴벨스의 개인 비로 근무했던 브룬힐데 폼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쓰인 책이다. 2016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뒤에 책으로 발간된 책으로 105세였던 브룬힐데 폼셀의 삶을 재조명한다. 책은 그녀가 겪었던 1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나치 정권이 막을 내린 1945년 8월 수용소 수감, 1950년 수용소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오기까지를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정치에는 관심이 .. 2021. 8. 30.
소설 '9번의 일' 리뷰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 능력주의적 사고에 심취되어 있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환경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업무에 관한 지식이나 전문성을 키우고 자리를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에게 사무실에서 아무 일도 하고 싶어 하지 않은 게으른 사람들을 속으로는 골칫거리 정도로 여기는 거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 철 지난 지식으로 자리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나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고과 철마나 생명 연장을 위해서 무슨 일이라도 다 할 것처럼 비위를 맞추는 모습을 보면 동맥경화에 걸릴 것 같이 답답했다.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비워줘야 새로운 이들에게 기회가 생길 텐데 개인적인 이기심 때문에 선순환의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반감이 생길 때도 있었다. 젊은 신입.. 2021. 5. 15.
박완서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리뷰 한때 작가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줄 알았다. 마치 화면 속 연예인을 보듯이 작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아주 잠깐, 글을 쓰는 작가가 나의 이상형 대열에 들기도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눈과 삶을 대하는 깊이는 이과와 공대를 나온 이를 충분히 매료시키고도 남았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작가도 연예인도, 평생을 바쳐도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위치에 있는 이들의 삶도 나름 소박하고, 애환이 있고, 삶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 근현대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작가, 박완서 작가의 삶은 소박하기만 했다. 마흔이 되어서야 잡지사 (여성동아) 를 통해서 등단한 박완서 작가는 일찍이 여성으로 세상을 대하는 주체적인 작품을 다수 펴냈다. 이미 10년 전.. 2021. 4. 15.
[추천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리뷰 글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는 말이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 글에 진심을 담기 위해서는 화려한 문채나 수준 높은 필력이 굳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든 앞에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라는 부제처럼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에는 순천 소녀시대 할머님들의 이야기기 책 속에 담겨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서 익숙한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 20세기 대한민국 여성으로서의 아픔, 가난 때문에 겪어야 하는 불편한, 글을 모르기 때문에 느껴야 했던 소외감과 수치심, 그래서 너무나도 소중한 글공부와 그림 공부가 책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책에는 총 20분의 할머님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권정자, 김덕례, 김명남, 김영분, 김유례, 김정자, 라양임, 배연자.. 2021. 3. 12.
김겨울님의 에세이 '책의 말들' 리뷰 언젠가 책을 읽으면서 책과 함께 했던 순간들과 추억들과 생각들을 글로 엮어낸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권 쯤은 소장하고 싶은 그런 책. 이런 마음이 있었기에, 읽다가 멋대로 남깁니다나 ㅇㅁㅌ ㄷㅅ 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담긴 형식으로 책에 대한 나만의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요즘 같은 시대에 책에 대한 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실은 글을 어디에 쓰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읽다가 남기는 일은 잠시 멈추었다. 책에 대한 얘기가 재미가 없고,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북튜버이자 진성 책덕후(?) 김겨울님의 《책의 말들》을 보고 무참히 깨졌다. 책을 읽고 사유하는 일에도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과 그 추.. 2021. 3. 10.
나해석님의 에세이 '꽃의 파리행' 리뷰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도시, 프랑스 파리. 100년 전 파리의 모습은 어땠을까? 100년 전 파리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의 사진을 보면 사진 속 에펠탑의 전경은 지금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놀란다. 어릴 적 살던 동네는 몰라보게 바뀌었고, 추억 속 장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세상에서 유일하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도시가 있다면 그곳은 왠지 파리가 될 것 같다. 파리에 관한 책들은 수없이 많다. 파리를 여행한 책이라면 더욱 다양하다. 파리는 그 역사만큼이나 방대하고 다양한 문헌이 존재할만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중에 100년 전 여성의 신분으로 파리를 다녀온 여행기가 있다면 어떨까? 일제 강점기에 어느 것 하나 자유롭지 못한 시대에 한 여성 화가.. 2021. 2. 22.
'커밍 업 쇼트' 책리뷰, 불확실한 시대 성인이 되지 못하는 청년들 이야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만 18세가 되고,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고, 독립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언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거나,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경제적/사회적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면, 혹은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지만 스스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느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쏠림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그 결과 소외 계층이 생기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더 나아가 기본적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생활조차 누리지 못하는 불평등을 낳는다. 이런 사회 구조적 결함(?.. 2021.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