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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독후감/문학

[공쿠르상수상작]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리뷰

by suis libris 202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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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기Pas pleurer》는 프랑스의 저명한 작가 리디 살베르Lydie Salvayre가 쓴 소설로, 2014년에 프랑스 문학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과 개인적 기억을 섬세하게 엮어낸 소설이다. 결론먼저 이야기하면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 정신의 복잡성과 역사적 순간들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리디 살베르Lydie Salvayre

 

리디 살베르는 1948년 프랑스에서 스페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작품들은 종종 개인적인 기억과 역사적 사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살베르는 문학과 의학을 공부했으며, 그녀의 다양한 배경은 그녀의 작품에 풍부한 다층적인 관점을 제공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그녀의 소설  《울지 않기》의 수상은 단지 작가의 문학적 성취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 내전과 같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고, 그 사건이 오늘날까지 여러 세대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려는 프랑스 사회의 노력을 상징하고 있다. 이 소설은 스페인 내전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꺾이지 않는지, 또한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역사적 진실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소설의 첫 번째 이야기는 작가의 어머니, 몽세의 젊은 시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15살의 나이로 스페인 내전이 시작될 무렵, 몽세는 자신의 가족과 사회의 기대를 벗어던지고 혁명적인 사상에 눈을 뜨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가 겪은 사랑, 배신, 그리고 전쟁을 겪으면서 이어진다. 그녀는 그 속에서 계몽하고 성장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를 표현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 정신의 강인함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프랑스 작가 조지 베르나노스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베르나노스는 스페인 내전 당시 마요르카 섬에 있었으며, 그곳에서 벌어진 교회와 파시스트의 폭력, 그리고 대중의 공포를 목격한다. 그의 관찰과 느낌은 자연스럽게 스페인 내전에 대한 깊은 반성과 비판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를 자신의 저서 《대형 무덤 아래의 달빛Les Grands Cimetières sous la lune》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다.

《울지 않기》는 이 두 이야기를 통해 스페인 내전의 복잡한 역사적 사실과 인간 정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소설은 전쟁의 비극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행동이 역사의 흐름에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증명해 냈다. 특히 살베르는 강력한 문체와 깊이 있는 인물 묘사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전쟁의 참상을 넘어 인간 정신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절묘하게 묘사해 냈다. 그녀의 이런 성과는 이 소설을 시대적 소설로 만들었다.

 

 

스페인 내정 당시 사진

 

 

개인적 기억과
역사의 결합

작품은 개인적 기억과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며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몽세의 개인적 경험과 베르나노스의 목격담은 역사적 사건을 단순한 날짜와 사건의 나열에서 벗어나, 생생하고 감정적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이러한 결합은 역사를 더욱 인간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것으로 만들며, 독자로 하여금 역사적 사건의 인간적인 측면을 이해하게 만든다.

전쟁은 인간의 본성을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내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다. 소설은 이러한 환경적 요인에 맞춰 전쟁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성의 여러 양상을 탐구하고자 했다. 자칫 영웅주의, 용기, 사랑, 그리고 배신 같은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개인과 주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를 냉철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개인의 양심과 도덕적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베르나노스의 이야기는 특히 이러한 도덕적 선택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는 자신이 목격한 폭력과 부정의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함으로써 개인의 양심이 어떻게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프랑스

 

소설은 그 구조, 서술 방식, 언어 사용 및 스타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학적 성취를 드러내고 있다. 스페인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개인적 기억과 역사적 사실의 결합을 통해 인간 조건의 복잡성을 절묘하게 표현해 냈기 때문이다.

소설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교차 서술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나는 작가의 어머니인 몽세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이며, 다른 하나는 베르나노스의 스페인 내전에 대한 목격담이다. 이 두 이야기의 교차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이러한 서술적 구조를 통해 살베르는 역사적 사건과 개인적 경험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살베르는 독특하고 시적인 언어 사용으로 유명하다. 소설에서 그녀는 다양한 언어적 수준과 스타일을 혼합하여 사용함으로써, 전쟁의 참혹함과 개인적 감정의 미묘함을 동시에 포착해 냈다. 특히, 몽세의 이야기에서 사용된 일상적이고 구어체적인 언어는 캐릭터의 심리적 실재감을 강화시키며, 반면 베르나노스의 이야기에서는 보다 공식적이고 문학적인 언어를 통해 그의 내면적 갈등과 도덕적 고뇌를 표현했다. 이러한 언어의 다양성은 소설의 다층적인 의미를 생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전쟁, 기억, 그리고 언어의 힘과 같은 주요 모티프를 상징과 은유를 통해 폭넓게 표현해 냈다. 예를 들어, 스페인 내전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넘어서, 개인적 기억과 역사적 진실 사이의 긴장을 상징하고, 개별 캐릭터의 경험은 전쟁이 개인의 정체성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하며, 이는 독자로 하여금 전쟁의 영향을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리디 살베르

 

 

《울지 않기》는 그 독특한 구조와 언어 사용, 역사적 사건과 개인적 경험의 결합을 통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설이 출판되었을 당시 많은 비평가들은 살베르가 스페인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인간 조건의 복잡성을 탐구한 방식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설의 이중 서술 구조는 역사적 사실과 개인적 기억을 서로 교차시키며, 이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전쟁의 영향을 다각도에서 조망하게 만들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소설은 언어의 힘과 문학이 역사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소설에 대해 더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부는 소설의 구조가 너무 파편화되어 있어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역사적 사실과 개인적 기억의 결합이 때로는 역사적 정확성을 희생시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리디 살베르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은 전쟁을 대하는 극히 개인적인 측면을 탐구하고 있어서 좋았다. 특히 전쟁과 역사, 기억과 정체성이 어떻게 서로 얽히고 영향을 미치는지를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역사적 사건을 단순한 배경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개인의 삶과 정신에 미친 깊은 영향을 탐색함으로써, 역사적 사실과 개인적 경험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풍부하게 펼쳐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비평가들의 구조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이해하고 한 인간의 삶을 다층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히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소설은 그 자체로 문학적 탐구이자 역사적 성찰의 수단이며,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 정신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은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과 문학이 그 과정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역사적 사실과 개인적 경험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이해하고 현재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이 소설은 인간의 강인함, 사랑, 그리고 용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문학과 역사가 어떻게 우리의 삶과 기억에 깊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의 교훈을 통해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상상하게 해야 하는 시점이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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