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당스1 묘한 매력의 시작: 데카당스(décadentisme), 퇴폐주의란 무엇인가? 19세기말, 파리의 밤거리를 거닐다 보면 저마다 번뜩이는 도시의 화려함 뒤에 잠재된 묘한 공기가 감지되곤 했다. 제2제정 말기와 제3공화국 초기에 접어든 프랑스는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정 속에서도 문화와 예술이 폭발적으로 꽃 피우던 시기였다. 황제의 몰락과 공화정의 수립, 노동계급과 부르주아 계층 간의 갈등, 그리고 산업화가 몰고 온 급격한 변화까지, 사람들은 혼돈과 번영이 공존하는 일상에서 어떤 ‘새로운 감각’을 갈망했다. 그 갈망이 아주 미묘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드러난 형태가 바로 ‘퇴폐주의(décadentisme)’였다. 우리가 흔히 ‘퇴폐’라고 하면, 도덕적 타락이나 몰락을 떠올리기 쉽다. 그래서 퇴폐주의라는 이름 자체에 먼저 편견이 붙기 마련이다. 마치 삶을 허무와 방탕 속에서 낭.. 2025. 1.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