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학의 거장 빅토르 위고(Victor Hugo)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작가로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은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사회적 문제들을 깊이 다루고 있다. 그의 시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큰 감동과 통찰을 선사한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레 미제라블》과 《노트르담의 꼽추》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또 다른 걸작 《웃는 남자(L'Homme qui rit)》는 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작품은 인간의 고통과 사랑,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위고의 철학을 강렬하게 담고 있다.
빅토르 위고와 그의 문학 세계
빅토르 위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 믿는다. 그는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시인, 그리고 극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문학 세계는 정치적, 사회적, 철학적 주제를 깊이 탐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문학 세계를 보면 문학을 단순한 예술적 표현으로 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문학을 통해 사회를 비판하고, 약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이러한 그의 신념은 그가 망명 중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삶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오늘 소개할 《웃는 남자》는 1869년에 출간된 소설로, 빅토르 위고가 사회적 부조리와 인간의 고통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17세기 말 영국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 얼굴이 의도적으로 기형적으로 변형된 주인공 귄플렌(Gwynplaine)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귄플렌은 끊임없이 웃는 듯한 얼굴로 인해 외모적으로는 기괴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진실하고 고결한 인물로 묘사된다. 사회의 냉혹함과 불평등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해 고민한다.
작품은 당대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문제를 폭넓게 다루어 내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외모와 인간 가치의 상관관계, 사회적 계층의 불평등,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구조적 폭력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특히, 귄플렌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는 인간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 줄거리
소설은 귄플렌이 어린 시절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납치된 뒤, 얼굴에 웃는 표정을 만들기 위해 상처를 내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이후 귄플렌은 혼자 떠돌다가 폭풍우 속에서 어린 아기 데아(Dea)를 발견한다. 데아는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로, 귄플렌은 그녀를 구출해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그들은 우르수스(Ursus)라는 철학자이자 연극인의 보호 아래 성장하게 된다.
성인이 된 귄플렌은 자신이 가진 기괴한 외모로 인해 순회 연극단에서 주요한 인물로 활동하며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의 외모는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공포를 주지만, 데아는 그의 내면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귄플렌 역시 데아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이들의 삶은 비교적 평온하게 흘러가지만, 귄플렌의 진짜 출생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귄플렌은 잉글랜드의 귀족 가문 출신이었다. 정치적 음모로 인해 어릴 때 가문에서 분리되었던 것이다. 그의 기괴한 외모는 가문을 모욕하기 위한 처벌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귄플렌이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출신 배경과 새로운 사회적 지위에 직면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 그리고 부와 권력의 가치에 대해 깊은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귄플렌은 결국 자신의 새로운 지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선택을 한다. 그는 오히려 데아와 함께 도망치며 자신의 삶과 사랑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데아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귄플렌은 깊은 절망 속에서 삶의 의지를 상실하게 된다. 그는 끝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 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외모가 갖는 가치
웃는 남자는 외모가 인간의 본질을 정의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귄플렌의 기형적인 얼굴은 사람들에게 기괴함을 준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한없이 순수하고 고결하게 표현된다. 이러한 외모주의적 가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논란거리이다. 외모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작품은 귄플렌의 삶을 통해 사회적 계층과 불평등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귄플렌은 귀족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시스템의 희생자가 되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고통은 당시 사회 구조의 부조리를 보여준다. 빈부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와 같이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불합리를 들춰내고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공정성과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사랑과 희생
귄플렌과 데아의 사랑은 순수하고 헌신적으로 그려진다. 서로를 향한 희생을 통해 인간관계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둘의 사랑은 우리에게 사랑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 놀이처럼 가볍게 표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헌신임을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다.
강렬한 상징성,
그리고 독창적인 설정
웃는 남자는 귄플렌의 기괴한 외모라는 독창적인 설정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외면 사이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극단적인 설정은 인간의 본질과 사회적 평가의 이중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작품은 특히 위고의 다른 작품들보다 시각적이고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각적인 표현을 통해 이야기의 비극성과 감동을 한층 강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웃는 남자는 단순한 스토리 이상의 다층적인 주제를 담고 있어 좋았다. 사회적 불평등, 인간 존엄성, 사랑, 희생, 권력의 속성과 같이 복합적인 주제를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요소들은 작품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가 되었던 것 같다. 작품에서는 연극적이고 극적인 장면들이 다수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소설을 상상하면서 읽을 때도 흥미롭지만 이야기를 눈으로 직접 감상하고 싶어 지게 만든다.
빅토르 위고의 다른 작품처럼 《웃는 남자》도 수준 높은 사회적 메시지와 인간 본질에 대한 통찰을 전달한다. 특히 웃는 남자는 시각적으로 아름답고도 내용적으로 비극적으로 그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기괴한 외모, 그리고 숭고한 내면을 품고 살아가는 권플렌의 삶, 그 이질적인 모습을 바라보면서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위고의 문학적 역량이 극대화된 작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너무 많이 알려져 그 내용 자체에서 식상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이 소설이 갖고 있는 독창적인 설정과 철학적 깊이, 그리고 시각적은 서술 방식은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빅토르 위고의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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