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126

소설 '포르토벨로의 마녀' 리뷰 마녀사냥. 중세 유럽에서나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이 21세기에도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마녀사냥이라는 행위 자체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수’가 ‘소수’에 대한 혐오와 비판, 그리고 기득권 집단에서 신생 혹은 위협 집단에 행해지는 무차별한 탄압이다. 실제 마녀가 있을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마녀가 있다면 슈퍼히어로가 지구를 수십번 구했어야 한다. 요즘의 마녀사냥이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물리적 살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 뿐이다. 신체적 살인이 없다 뿐이지 소셜미디어나 각종 미디어와 지인들의 시선 등이 사회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죽음에 이르게 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포르토벨로의 마녀》는 21세기에 일어나는 마녀사냥을 주제로 한다. 자칫 여성이라는 지위와 평등에 관한 소설.. 2020. 7. 9.
책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리뷰 이 책이 나올 무렵 젊음의 신록을 한창 즐기고 있었다. 서른도 아직 한 참 남았는데, 마흔이라니…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았다. 아마 그쯤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마흔은 왠지 젊음과 나이 듦을 구분하는 숫자처럼 느껴졌다. 나이가 들고, 늙고, 쇠약해지고, 시들어 간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무서웠다. 마흔이 되기를 온몸으로 거부했고, 사십 대가 되는 것이 죽기보다 더 싫었던 적도 있었다. 아직 꽃봉오리가 맺히기도 전이었기에 마흔이 활짝 핀 꽃인지, 이미 다 피어버린 꽃인지 구분할 수조차 없이 어리석었다. 마흔 이후의 삶은 모든 것이 틀에 박혀 돌아가는 일상,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일상,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기, 너무 안정적이라 심심해 보였다. 지금 돌아보면 참 어리.. 2020. 7. 9.
책 '룬샷' 리뷰 한때 일반 경영서적을 많이도 읽었다. 회사원으로서 몸담고 있는 조직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소극적인 노력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의사 결정을 이해해보려는 시도였다. 팀장님과 그 이상 관리자들의 가치 판단의 기저에는 경영과 관리라는 이론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영 관련 서적을 찾아 읽을 때도 사례로 가득한 책들은 많았다. 사례를 저자가 정리한 아이디어를 설명하는데 사용했던 반면, 요즘에는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 일반물리학에서 이론을 차용해서 경영 이론을 설명하는 경우가 제법 많아졌다. 과연 과학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경영서뿐만이 아니라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많은 분야에서 과학 현상이나 이론을 기반으로 소통의 채널을 맞추고 있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2020. 7. 9.
소설 '인간 실격' 리뷰 나의 부모님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출간된(1948년 5월 12일 출간) 지극히 유명한 소설 《인간 실격》이라는 소설을 나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을까? 언제 알게 되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목으로 통하는 그리고 그 소설 자체로 의미하는 소설들이 제법 많다. 책의 내용을 직접 읽어보지 않았어도 말이다. 《인간 실격》을 알게 된 건 아마도 중고등학생 때는 아니었을 것 같다. 미성년자에게 추천하기에는 내용도 그렇고, 여자와 마약(모르핀), 자살, 술집과 같은 이야기가 너무 많이 등장한다. 언제 알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소설을 얼마 전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는 ‘다시' 샀다. 막상 책을 사서 구매할 때는 ‘다시’ 샀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집에서 같은 출판사에서 출판한 영문판 책을 보고 다시 샀다는 사실을.. 2020. 7. 9.
헨리조지 '진보와 빈곤' 리뷰 중고등학교 시절 국사나 세계사 시간에 토지 제도는 단골 시험 문제였다. 토지 문제가 어떻게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켰는지 교과서와 문제집에 제법 자주 등장했다. 신라 시대에는 관료전(관료에게 지급된 토지)을 지급하고 녹읍(토지의 세금을 녹봉으로 받는 일)을 허락함으로써 지방 호족들과의 정치적 대립을 초래했고, 고려 시대는 전시과(관료에게 토지를 나누어주던 제도)와 과전법(토지를 국유화하기 위해 실시했던 제도)이 토지의 국유화와 사유화가 갈등을 조장하기도 했다. 근대 서구 사회로 넘어오면서 제법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산업 혁명으로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노동 생산성은 날이 갈수록 향상되었다. 하지만 동일한 면적의 토지에서 더 많은 양의 생산물을 만들어 냈음에도 노동 계층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 2020. 7. 9.
책 '뉴타입의 시대' 리뷰 어쩌면 우리는 매 순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같이 변곡점 같은 시련이 닥쳤을 경우 변화는 더욱 도드라진다.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이라는 VUCA가 오늘날 사회의 특징이라는 사실은 굳이 듣지 않아도 매일 체감하면서 누구나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물질적 풍요로움만을 좇는 가치관도 이미 구시대적인 전유물처럼 느껴진다. 잘먹고 잘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었고, 대량 생산 대량 소비는 점점 사람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하게 되었다. 규모의 경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양보다 항상 많았다. 그 끊임 없는 굴레 속에서 사람들은 지쳐.. 2020. 7. 9.